아이를 키우다 보면 어느 날, 이런 말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엄마, 내 친구 달콩이가 오늘도 놀러왔어!"
하지만 부모의 눈에는 친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바로 이것이 '상상 친구(Imaginary Friend)'입니다.
많은 부모는 이 현상을 불안해하지만, 심리치료사의 관점에서는 오히려 중요한 정서적 신호로 해석합니다.
상상 친구란 무엇인가?
상상 친구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아이의 상상 속에서 실재처럼 느껴지는 가상의 또래 입니다.
아이는 이 친구와 대화하고 놀이하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마음껏 표현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기조절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연습하는 과정으로 해석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3세에서 7세 사이 아동의 약 65%가 상상 친구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습니다[1].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심리 발달 단계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놀이치료실에서 상상 친구가 등장하는 순간
상상 친구는 놀이치료 현장에서 아이의 감정적 내면을 해석할 수 있는 중요한 창구역할을 합니다.
상상 친구는 아이가 직접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 — 불안, 외로움, 분노 상처 받은 마음— 을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 놀이치료 사례
5세 준하(가명)는 유치원 적응 문제로 놀이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치료 초반, 준하는 항상 ‘토리’라는 상상 친구를 이야기 합니다.
"토리가 오늘 기분이 안 좋아서 말도 안 했어."라는 말 속에는, 준하 자신의 불안한 감정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치료가 진행되며 ‘토리’의 기분이 점차 밝아졌고, 실제 준하의 행동과 정서 상태도 눈에 띄게 안정되었습니다.
이처럼 상상 친구에 대한 이야기는 아이의 심리적 상태를 보여주고,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해주는 상징적인 매개체가 됩니다.
상상 친구의 심리학적 의미
- 정서적 자율성 발달: 상상 친구와의 대화는 감정을 스스로 인식하고 조절하는 연습입니다.
-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 강화: 실제 친구 관계를 연습하는 대리 경험을 제공합니다.
- 스트레스 대처 및 문제 해결 훈련: 상상 친구를 통해 안전한 환경에서 다양한 상황을 탐색합니다.
실제로 상상 친구를 경험한 아동은 또래보다 언어적 표현력, 창의력, 사회성에서 높은 성과를 보였습니다[2].
부모가 알아야 할 상상 친구의 긍정적 역할
상상 친구는 아이의 정서적 독립을 준비하는 심리적 도구입니다. 아이는 상상 친구를 통해 감정 표현 능력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연습하며, 문제 상황에 대한 대처력을 키워갑니다.
부모가 상상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경청하고 존중해주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더 안전하고 안정감있게 표현 해 나갈 수 있습니다.
치료사의 조언: 상상 친구를 대하는 3가지 태도
- 존중: 상상 친구를 무시하지 말고 아이의 감정 표현으로 받아들입니다.
- 경청: 상상 친구와 관련된 대화에서 아이의 심리 상태를 관찰합니다.
- 스트레스 징후 확인: 생활 변화 시 상상 친구 언급이 잦아지면 아이의 환경을 다시 점검해봅니다.
결론: 보이지 않는 친구, 아이의 마음을 읽는 열쇠
상상 친구는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입니다. 심리치료사의 관점에서, 이는 아이의 성장과 정서 발달을 돕는 긍정적 모습으로 의미 부여가됩니다.
아이의 상상 친구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세요. 그 속에는 아이의 성장과 정서적 메시지가 숨어 있답니다.
참고문헌
- Taylor, M., Carlson, S. M., Maring, B. L., Gerow, L., & Charley, C. M. (2004). The characteristics and correlates of imaginary companions in preschool children. Developmental Psychology, 40(6), 1173–1187.
- Gleason, T. R. (2004). Imaginary companions and peer acceptance. International Journal of Behavioral Development, 28(3), 204-209.
- Hoff, E. V. (2005). Imaginary companions, creativity, and self-image in middle childhood. Creativity Research Journal, 17(2-3), 167-180.
'발달과 놀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라우마 이후의 변화: 놀이 흐름으로 본 회복의 지표와 의미 (0) | 2025.04.27 |
---|---|
놀이를 통한 트라우마 회복: 말로 설명 못 하는 아이들의 ‘심리적 회복 과정’ (0) | 2025.04.27 |
‘놀이의 공백기’ — 놀이치료에서 아이가 갑자기 놀이를 멈출 때 나타나는 심리학적 의미 (0) | 2025.04.26 |
놀이치료사의 감정 일지: 아동 상담 중 심리치료사가 느끼는 감정과 소진 극복법 (0) | 2025.04.26 |
부모-아이 공동 심리치료 놀이: 유대감을 키우는 놀이형 치료법 (0) | 2025.04.24 |
아이의 발달을 돕는 ‘놀이 관찰 일지’ 작성법: 부모를 위한 실전 가이드 (0) | 2025.04.23 |
🚀 AI가 분석하는 우리 아이 놀이 패턴: 행동 데이터로 발달 체크하는 시대 (0) | 2025.04.21 |
놀이 심리치료사의 하루: 실제 사례로 보는 아이들의 감정 세계 (0) | 2025.04.20 |